“드론vs드론” 유럽, 러시아 차단 ‘드론 장벽’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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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수 기자
윤창수 기자
수정 2025-10-05 09:31
입력 2025-10-05 09:31

나토 영공에 드론 침공, 공항 마비
러시아, 드론 공격 배후 완강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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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시우 야르=AP/뉴시스] 7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차시우 야르 격전지 참호 속에서 한 우크라이나 군인이 드론을 띄우고 있다.
[차시우 야르=AP/뉴시스] 7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차시우 야르 격전지 참호 속에서 한 우크라이나 군인이 드론을 띄우고 있다.


러시아의 드론(무인비행체) 공격이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을 겨냥해 유럽 전역으로 확대되면서 ‘드론 장벽’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드론 장벽은 실제 벽이 아니라 표준 레이더를 통과할 만큼 낮게 떼 지어 비행하는 소형 드론을 감지하고 차단하기 위한 센서, 신호 방해기, 군사 기술 등으로 구성된 네트워크다.

이미 지난해 상반기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핀란드, 노르웨이, 폴란드, 라트비아 ,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등 6개국은 자원을 공유해 드론 순찰을 하기로 했다.

당시 라트비아 대통령 에드가르스 린케비치는 “우리는 냉전의 가장 어두웠던 시기로 돌아갔다”고 한탄했다.

2022년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은 ‘드론전’이라 불릴 정도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국 모두 드론을 활용해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다.

최근 폴란드, 에스토니아, 루마니아, 덴마크, 노르웨이 등의 영공을 러시아에서 띄운 것으로 의심되는 드론이 침공하면서 공항이 마비되는 사태가 생기자 ‘드론 장벽’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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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르키우=AP/뉴시스] 24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에서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포세이돈 H10 중거리 드론을 띄울 준비를 하고 있다. 2025.09.25.
[하르키우=AP/뉴시스] 24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에서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포세이돈 H10 중거리 드론을 띄울 준비를 하고 있다. 2025.09.25.


유럽연합(EU) 27개국 정상들은 지난 1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회의를 열고 드론 장벽과 우크라이나의 드론 생산 확대를 위한 자금 지원에 대해 논의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드론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소리로 드론을 감지하는 센서와 접촉 시 폭발하는 방어용 드론 등을 활용하고 있다.

나토 회원국인 폴란드는 전투기를 투입하여 에스토니아 영공에서 드론을 격추했다. 문제는 저가의 드론을 방어하기 위해 전투기가 미사일을 발사하는 데 천문학적 액수가 소요되는 것이어서 드론으로 드론을 막는 ‘드론 장벽’ 논의가 본격화한 것이다.

마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드론 장벽’에 대해 “훌륭한 아이디어”라며 “몇천달러에 불과한 드론을 제거하기 위해 수백만 유로나 수백만 달러를 미사일에 쓸 수는 없다”라고 지적했다.

아직 유럽 지도자들 사이에서 ‘드론 장벽’에 대한 구체적인 구상은 제기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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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 현황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 현황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부 장관은 “드론 장벽을 개발하는 데 최소 3~4년이 걸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에비카 실리나 라트비아 총리는 “3년은 필요 없으며, 훨씬 짧은 시간 안에 해낼 수 있다고 믿는다”라고 강조했다. 드론 장벽 건설에는 수십억 유로가 들 것으로 추정된다.

러시아는 덴마크와 노르웨이에서 발생한 드론 사고에 연루됐다는 의혹에 대해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 대변인은 “서방이 매번 비슷한 근거 없는 비난을 한다면 결국 그러한 발언은 더 이상 관심을 끌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창수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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