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훈련 연기… 대북 유화 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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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백윤 기자
허백윤 기자
수정 2025-10-03 00:48
입력 2025-10-03 00:48

합참 “국감·ADEX 감안 결정”
APEC 계기 북미 회동 열려 있어

“주한미군 북중 위협 모두 대응”
미 육군장관 ‘유연성’ 확대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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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확대 필요성을 주장해 온 가운데 한국을 방문 중인 대니얼 드리스컬(왼쪽) 미국 육군장관과 윌리엄 테일러 미8군사령관 직무대행이 지난 1일 경기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서 가진 미디어 간담회에서 주한미군의 임무는 북한과 중국의 위협에 모두 대응하는 데 있다는 취지를 밝혔다. 연합뉴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확대 필요성을 주장해 온 가운데 한국을 방문 중인 대니얼 드리스컬(왼쪽) 미국 육군장관과 윌리엄 테일러 미8군사령관 직무대행이 지난 1일 경기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서 가진 미디어 간담회에서 주한미군의 임무는 북한과 중국의 위협에 모두 대응하는 데 있다는 취지를 밝혔다.
연합뉴스


합동참모본부가 이달 20~24일 예정됐던 연례 대규모 야외기동훈련인 ‘호국훈련’을 다음달 17~21일로 연기한다고 2일 밝혔다.

합참은 “10월 말 국가급 행사인 2025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예정된 바 원활하고 성공적인 국가행사 여건을 보장하기 위해 철저한 군사대비태세를 유지하기 위해 행사를 연기한다”고 설명했다.

또 “각 군의 국정감사 수감, 국제행사인 서울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등으로 훈련에 대한 지휘 노력이 분산되는 점 등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국정감사는 13~30일, ADEX는 17~24일 각각 예정돼 있다.

호국훈련은 육해공군의 합동작전 수행 능력 향상과 군사대비태세 확립을 위해 매년 실시하는 전구급 야외기동훈련으로 주한미군 전력도 참여한다. 군 안팎에서는 정부가 북한과의 군사적 긴장 완화를 추진하는 가운데 북한이 한국의 대규모 실기동훈련에 민감하게 반응해 온 점을 고려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달 25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9·19 남북군사합의가 복원되기 전이라도 군사분계선(MDL) 일대 사격훈련과 실기동훈련을 중단하는 게 맞다”고 밝히기도 했다.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깜짝’ 북미 회동이 열릴 가능성도 있어 남북 간 긴장 완화를 위한 분위기가 더 이어질 수도 있다.

진영승 합동참모의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접경지에서의) 긴장 완화나 우발적 충돌 방지는 반드시 필요하며 신뢰 구축도 필요하다면 군이 뒷받침해야 한다”면서도 “다만 이를 준비하려면 군이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방한 중인 대니얼 드리스컬 미 육군장관은 전날 경기 평택시 주한미군 기지 캠프 험프리스에서 진행된 간담회에서 ‘주한미군의 주임무가 중국에 대한 것인가, 혹은 북한에 대한 것인가’라는 질문에 “둘 모두 기본적 위협”이라고 답했다. 주한미군의 임무가 중국과 북한의 위협에 모두 대응하는 것이란 취지로, 미 정부의 전략적 유연성 확대 주장과 맥이 닿아 있다.

함께 참석한 윌리엄 테일러 주한 미8군사령관 직무대행도 “동맹의 임무는 상호방위조약에 따라 가장 강력하고 현대화된 전력을 유지해 인도·태평양의 어떤 위협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허백윤 기자
2025-10-0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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