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바보’라더니 화장실 ‘몰카’ 설치한 정치인… 출입 정지한 스코틀랜드 의회

이정수 기자
수정 2025-08-29 22:19
입력 2025-08-29 22:19

스코틀랜드 의회의 한 의원이 의회 화장실에 비밀스럽게 카메라를 설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고 28일(현지시간) 지역 매체 데일리레코드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음란물 소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인 콜린 스미스(52) 의원의 혐의에 의회 화장실 변기에 카메라를 설치한 혐의가 추가된 것이 확인됐다.
스코틀랜드 경찰은 지난 5일 영장을 발부받아 스미스 의원의 자택을 수색한 뒤 그를 체포했다. 또 휴대전화와 컴퓨터 등을 압수했다.
당시 경찰은 “스미스 의원을 음란물 소지 혐의로 체포해 기소했다”고 밝혔다. 스미스 의원은 미성년자 사진을 소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고 매체는 전했다.
스코틀랜드 노동당은 경찰 발표 직후 스미스 의원을 당에서 제명했다.
의회는 이날(28일) 의원들에게 보낸 메일에서 “스미스 의원에 대한 중대한 형사 고발이 제기됐다는 사실을 알린다”며 “의회 보안위원회는 오늘 저녁 스미스 의원의 의회 보안출입증을 해제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범죄 혐의의 본질을 인지하고 있으며, 진행 중인 수사가 동료들에게 불쾌감과 괴로움을 주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미스 의원은 2016년 선거를 통해 스코틀랜드 의회에 처음 입성했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스코틀랜드 노동당 사무총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정계 입문 전엔 영국과 스코틀랜드 정치 등을 가르치는 교사였으며, 영어 교사인 아내와 결혼해 두 딸을 두고 있다.
스미스 의원은 과거 한 인터뷰에서 ‘가장 소중한 소지품’을 묻는 질문에 “아이들의 사진이다. 요즘은 휴대전화 덕분에 아이들과의 소중한 추억이 담긴 사진이 수천장이나 쌓이고 있다”며 “아이들이 성인이 되면 그 사진들로 아이들을 당황하게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또 “(인터뷰 당일인 여성 참정권 100주년 기념일은) 무엇보다 에멀린 팽크허스트를 기억해야 하는 날”이라며 “제겐 두 딸이 있는데 지금 제 딸들이 100년 전 여성들보다 훨씬 더 많은 기회를 누리고 있다는 사실에 여성 참정권 운동가들에게 큰 감사를 표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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