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드론 기습에 ‘응징’…사상자 50명 넘어 [핫이슈]

윤태희 기자
윤태희 기자
수정 2025-06-06 17:55
입력 2025-06-06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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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6월 6일(현지시간) 러시아의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화재와 연기가 발생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2025년 6월 6일(현지시간) 러시아의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화재와 연기가 발생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우크라이나의 드론 기습에 군용기 수십 대가 파괴돼 체면을 구긴 러시아가 ‘응징’을 공언하고 우크라이나 전역을 상대로 공습 강도를 올리고 있다.

dpa·AP·로이터 통신은 드론과 순항미사일을 동원한 러시아군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사상자가 속출했다고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엑스(옛 트위터)에 “러시아가 볼린과 리비우, 테르노필, 키이우, 수미, 폴타바, 흐멜니츠키, 체르카시, 체르니히우 지역 등 우크라이나 거의 전역을 공격했다. 이는 도시와 일상을 겨냥한 또 다른 대규모 공습”이라고 밝혔다. 이번 공격에는 드론 400여기, 탄도미사일을 포함한 미사일 40여발이 동원됐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매체 유로마이단프레스는 아직 공식 집계는 나오지 않았으나 자국의 텔레그램 기반 항공 감시 채널인 ‘모니터’의 실시간 보고를 인용해 러시아군이 미사일 100여발을 발사했으며 날아든 드론 수는 이보다 훨씬 많다고 주장했다.

모니터는 러시아군이 볼고그라드주에서 투폴레프(Tu)-95MS 폭격기가 발사한 Kh-101 순항미사일, 흑해 함대에서 칼리브르 미사일, 쿠르스크와 보로네시주에서 이스칸데르-M·KN-23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면서도 샤헤드(게란) 자폭 드론과 게르베라 저가형 정찰드론도 이번 공격에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이 채널은 또 오전 3시 10분부터 한 시간 반 동안 미사일 공격이 지속됐고 오후 8시 10분부터 10시간 넘게 드론 공격이 이어졌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사망자는 최소 4명이고 부상자는 49명으로 알려졌다. 이 중 모든 사망자와 약 20명의 부상자는 키이우에서 나왔다고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텔레그램에 밝혔다.

티무르 트카츠헨코 키이우 군사·행정 책임자는 키이우에서 여러 차례 폭발음이 들렸으며 방공망이 드론과 미사일 등을 요격하려고 시도하면서 발생한 파편이 여러 지역에 떨어져 화재를 일으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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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국가비상구조대의 한 대원과 심리상담원. 출처=이호르 클리멘코 텔레그램
우크라이나 국가비상구조대의 한 대원과 심리상담원. 출처=이호르 클리멘코 텔레그램


이호르 클리멘코 우크라이나 내무장관은 국가비상구조대의 대원 3명이 러시아의 대규모 공습 이후 구조 작업을 하다가 추가 공격에 사망하고 다른 대원 9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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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6월 6일(현지시간) 러시아의 공격으로 화재가 발생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한 아파트에서 주민들이 잔해를 치우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2025년 6월 6일(현지시간) 러시아의 공격으로 화재가 발생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한 아파트에서 주민들이 잔해를 치우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키이우 솔로미얀스키 지역에서는 16층짜리 아파트 건물 11층에서 화재가 발생해 구조대원들이 주민들을 대피시키는 등 구조 작업이 진행 중이며 금속 창고에서도 불이 났다고 트카츠헨코 책임자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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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6월 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일가족이 대피해 있다. 이날 러시아군은 이 도시에 대규모 공습을 감했다. AP 연합뉴스
2025년 6월 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일가족이 대피해 있다. 이날 러시아군은 이 도시에 대규모 공습을 감했다. AP 연합뉴스


또 키이우 지하철의 선로가 공격으로 손상됐지만 화재나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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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6월 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체르니히우에서 러시아의 공격으로 피해를 입은 한 아파트 건물.
2025년 6월 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체르니히우에서 러시아의 공격으로 피해를 입은 한 아파트 건물.


우크라이나 북서부 루츠크에서도 러시아의 공격으로 최소 5명이 다쳤다. 이호르 폴리슈크 루츠크 시장은 텔레그램에 러시아가 루츠크에 드론 15대와 미사일 6발을 발사해 아파트 건물, 차량, 기업·정부 기관 건물이 파괴됐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북부 체르니히우에서는 샤헤드 드론이 아파트 건물 인근에서 폭발하는 일도 발생했다고 당국이 전했다. 이 도시에서는 전날 러시아의 공격으로 한살배기 아기를 포함해 최소 5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다쳤다고 알려졌다.

다만 이번 러시아의 공격이 최근 우크라이나의 기습적인 드론 공격에 대한 러시아의 보복 공격의 일환인지는 불확실하다고 dpa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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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의 거미줄 작전에 러시아 올레냐 공군기지에 있던 장거리 전략폭격기 투폴레프(Tu)-95MS가 뼈대만 남은 상태로 훼손됐다. 출처=막서 테크놀러지
우크라이나의 거미줄 작전에 러시아 올레냐 공군기지에 있던 장거리 전략폭격기 투폴레프(Tu)-95MS가 뼈대만 남은 상태로 훼손됐다. 출처=막서 테크놀러지


우크라이나는 1일 러시아 본토 공군기지로 드론 떼를 날려 보내 군용기 수십 대를 타격하는 대규모 작전을 벌였다.

우크라이나는 ‘거미줄 작전’이라고 이름 붙여진 당시 공격으로 러시아 군용기 41대를 타격하고 약 70억 달러(약 9조7000억원) 상당의 피해를 줬다고 주장했다. 다만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이 러시아 군용기 최대 20대를 타격했으며 이 중 약 10대만 파괴됐다고 평가했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일 자신과 통화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드론 기습 공격에 러시아가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전했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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