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착] 또 등장한 ‘악마의 무기’…피 묻은 뉴욕 총격범의 AR-15 소총

박종익 기자
수정 2025-07-30 14:15
입력 2025-07-30 14:15

지난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중심가의 고층 빌딩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에도 어김없이 이 소총이 등장했다. 뉴욕포스트 등 현지 언론은 29일 경찰 1명을 포함 총 4명을 숨지게 한 총격범 셰인 타무라(27)가 사용한 총기가 AR-15 계열의 돌격소총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뉴욕포스트는 타무라가 범행에 사용한 총기는 그의 상사가 중요 부품을 구매해 하나하나 조립한 것이라며 사진까지 공개했다. 실제 보도된 사진을 보면 여기저기 피가 묻은 총기에 조준경과 손전등까지 달린 것이 확인된다.
AR-15는 미국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벌어질 때마다 단골로 등장하는 소총이다. 이른바 ‘테러리스트 소총’ 심지어 미국의 총기 규제론자 사이에서 ‘악마의 무기’로 규정되는 AR-15는 우리에게 익숙한 M16 소총의 민간용 버전이다. 총기 제조사인 아말라이트가 1958년 개발한 AR-15는 정확도와 살상력이 뛰어나 사냥용으로 인기가 높다.

특히 강한 살상력 때문에 민간용의 경우 기능이 일부 제한돼 있으나 간단한 개조를 통해 자동사격과 30발 들이 탄창을 장착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미국 내 일부 주에서는 AR-15 판매를 금지하고 있는데 이번에 사건이 벌어진 뉴욕도 마찬가지다. 이에 대해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는 29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총기 법이 취약한 주 출신의 총잡이가 AR-15를 뉴욕으로 반입했다”면서 “전국적인 공격용 무기 금지법이 있었으며 효과가 있었다. 의회 내 공화당 의원들은 이 법안을 다시 통과시킬 용기를 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총기 난사 사건은 라스베이거스 출신 타무라가 28일 오후 6시 30분경 소총을 들고 대형 금융 기관과 주요 시설 등이 입주한 맨해튼 파크애비뉴 345번지 고층 빌딩에 난입하면서 시작됐다. 이어 타무라는 로비에서 경찰관과 책상에 숨어있던 경비원, 기둥 뒤에 숨은 여성에게 총격을 가했으며 엘리베이터를 타고 33층에 올라가서도 걸어 다니며 총을 쏘다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아직 범행 동기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CNN은 총격범의 뒷주머니에서 만성 외상성 뇌병증(CTE)을 앓고 있다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다고 전했다. 특히 타무라는 과거 미식축구선수로 활약했는데, CTE는 머리에 자주 충격을 받는 스포츠 선수에게 많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그가 미국프로풋볼(NFL)의 CTE 처리 방식을 놓고 불만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사건이 벌어진 건물에는 미국프로풋볼(NFL) 본부가 입주해 있다.
박종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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