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박사’ 윤무부 교수, 투병 끝 별세… 향년 84세

이정수 기자
수정 2025-08-15 15:05
입력 2025-08-15 14:09

‘새 박사’로 유명한 윤무부 경희대 생물학과 명예교수가 15일 0시 1분쯤 경희의료원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전했다. 향년 84세.
윤 교수는 2006년 뇌경색으로 쓰러졌다가 재활에 성공했지만, 지난 6월 재발해 경희의료원에서 투병해왔다.
경남 통영군 장승포읍(현 거제시 장승포동)에서 태어난 고인은 한영고, 경희대 생물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했다. 1995년 한국교원대에서 ‘한국에 사는 휘파람새 Song의 지리적 변이’ 논문으로 생물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9~2006년 경희대 생물학과에서 강의했고, 2006~2014년 경희대 생물학과 명예교수로 있었다.
어릴 때부터 새에 관심이 많았던 고인은 열정적으로 탐조활동을 벌였다. 대학원 시절인 1967년 광릉수목원(현 국립수목원)에 탐조여행을 갔다가 폭우에 휩쓸려 구사일생으로 살아나기도 했다.
1971년 4월 충북 음성에서 발견된 마지막 황새 암수 한 쌍 중 수컷이 밀렵꾼 총에 맞아 죽자 고인이 수컷 황새를 경희대 자연사박물관에 표본으로 박제한 일화가 전해진다. 1994년에 암컷마저 농약 중독으로 죽자 한국교원대는 1996년 러시아에서 황새 2마리를 기증받아 황새 복원에 나섰다.

고인은 KBS ‘퀴즈탐험 신비의 세계’ 해설위원로 활약하는 등 TV 프로그램에 자주 출연하면서 새들의 생태를 일반인들도 알기 쉽게 전달해 ‘새 박사’로 이름을 알렸다. 1980~1990년대엔 TV 광고에도 얼굴을 내밀었다.
저서로는 야생조류와 매미들의 소리를 녹음한 오디오북 ‘한국의 새’(1984), ‘한국의 새’(1987), ‘한국의 텃새’(1990), ‘한국의 철새’(1990), ‘한국의 새’(1992), ‘한국의 자연탐험’(1993), ‘WILD BIRDS OF KOREA’(1995), ‘대머리 독수리는 왜 대머리일까요(공저)’(1998), ‘개굴 개굴 자연관찰’ 등이 있다.
1994~1995년 문화체육부 문화재전문위원회 전문위원, 1994~2001년 내무부 국립공원자문위원회 자문위원, 1994~2001년 서울시 환경보전자문위원회 자문위원, 2001년 유엔 평화홍보대사 등을 역임했다.
유족은 부인 김정애씨와 1남 1녀 등이 있다. 빈소는 경희의료원 장례식장 203호실, 발인 17일 오전 8시 30분, 장지 별그리다.
이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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