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새끼 돌고래를 필사적으로 들어올리는 ‘애끊는 모성애’ 또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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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삼 기자
강동삼 기자
수정 2025-08-31 20:34
입력 2025-08-31 20:34

30일만에 또다시 새끼 돌고래 주검으로 발견
올해 기록으로 확인된 것만 벌써 6번째 죽음
“생태법인 꿈꾸는 제주의 철저한 원인 분석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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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 아가야.
미안해, 아가야. 31일 오전 10시 40분쯤 서귀포시 대정읍 영락리 앞바다에서 바다위로 죽은 새끼를 들어 올리는 어미 남방큰돌고래가 확인됐다. 다큐제주&제주대학교 고래·해양생물보전연구센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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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좀 쉬어 보렴…
숨 좀 쉬어 보렴… 31일 오전 10시 40분쯤 서귀포시 대정읍 영락리 앞바다에서 죽은 새끼를 주둥이로 들어 올리는 어미 남방큰돌고래의 모습이 애처롭다. 다큐제주&제주대학교 고래·해양생물보전연구센터 제공


어미 남방큰돌고래가 대정 앞바다에서 죽은 새끼 돌고래를 필사적으로 자신의 등쪽으로 들어올리는 애끊는 모성애가 또다시 포착됐다. 그 주변에는 두 마리의 또다른 성체 돌고래들이 함께 죽음을 애도하고 있었다.

31일 다큐제주에 따르면 세차게 쏟아지던 폭우가 멈춘 31일 오전 10시 40분쯤 서귀포시 대정읍 영락리 앞바다에서 푸른 바다 위로 죽은 새끼를 들어 올리는 어미 남방큰돌고래가 확인됐다.

오승목 다큐제주 감독은 “고수온의 영향도 있겠지만 새끼는 사망한 지 조금은 지났는지 부패가 조금씩 진행되고 있었다”며 “조금은 성장한 죽은 새끼 돌고래를 들어올리는 모습이 안타깝기만 하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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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를 필사적으로 들어올리는 애끊는 모성애. 다큐제주, 제주대학교 고래·해양생물보전연구센터 제공
새끼를 필사적으로 들어올리는 애끊는 모성애. 다큐제주, 제주대학교 고래·해양생물보전연구센터 제공


올해 기록으로 확인된 것만 이번이 6번째 새끼 남방큰돌고래 죽음이다.

실제 지난 1일 오후 4시 10분쯤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해수욕장에 폐어구에 온몸이 감긴 새끼 돌고래의 사체가 떠밀려왔다. 당시 죽은 새끼 돌고래는 낚싯줄에 걸린 상태로 꼬리에 파란색 물체(카고망)이 걸려 있었다. 이 개체는 어미와 유영하는 모습이 포착된 지 불과 6일 만에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왔다.

잇단 돌고래의 죽음은 더 이상 제주 바다가 안전하지 않음을 방증하는 셈이다.

오 감독은 “지난 몇 년 동안 폐어구에 희생되는 돌고래는 물론 새끼 돌고래 죽음이 심상치 않다”며 “생태 법인을 꿈꾸는 제주도의 철저한 원인 분석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생태법인은 생태적 가치가 중요한 자연환경이나 동식물 등 비인간 존재에 인격체와 같은 법적 권리(법인격)를 부여하는 제도다. 제주도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남방큰돌고래를 제1호 생태법인으로 지정하는 법안을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제주 강동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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