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최저임금 합의 또 불발… 노사 격차 ‘87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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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혁 기자
유승혁 기자
수정 2025-07-03 20:24
입력 2025-07-03 20:24

1만 1020원 vs 1만 150원… 6차 수정안 제시
노사 격차 870원… 여전히 입장 차이 큰 상황
오는 8일 열리는 10차 전원회의에서 추가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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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위원회 근로자위원인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9차 전원회의에서 ‘대구-경북 대학생-청년 열악한 노동 실태조사 결과’를 보이며 발언하고 있다. 세종 연합뉴스
최저임금위원회 근로자위원인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9차 전원회의에서 ‘대구-경북 대학생-청년 열악한 노동 실태조사 결과’를 보이며 발언하고 있다. 세종 연합뉴스


내년도 최저임금 액수를 논의하는 노동계와 경영계가 6차 수정안까지 제시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 제9차 전원회의에서 노동계는 올해(1만 30원)보다 9.9% 오른 시급 1만 1020원을, 경영계는 올해 대비 1.2% 오른 1만 150원을 각각 6차 수정안으로 제시했다. 노사 요구안 격차는 870원으로 직전 8차 회의 때(1150원 격차)보다 280원 줄었다.

최저임금은 노사가 수정안을 주고받으며 격차를 좁혀가는 방식으로 논의된다. 노사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 공익위원이 ‘심의 촉진 구간’(협상 범위)을 제시하고,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표결을 통해 최종 결정된다. 지난해에도 이런 방식으로 표결을 진행했다.

노동계는 이날 회의에서 물가 상승과 생계비 부담을 이유로 실질적인 임금 인상을 촉구했다.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최저임금법 제4조의 최저임금 첫 번째 결정 기준은 생계비로 법률상 명시돼 있다”며 “올해 상반기 소비자물가 누계 상승률은 2.1%이고 고물가 국가인 한국에서 저임금 노동자들의 생계비용은 이미 그 한계를 벗어난 지 오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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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조합원들이 3일 최저임금위원회 9차 전원회의가 열리고 있는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앞에서 최저임금 대폭 인상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세종 연합뉴스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3일 최저임금위원회 9차 전원회의가 열리고 있는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앞에서 최저임금 대폭 인상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세종 연합뉴스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2024년 비혼 단신 가구의 생계비가 264만원이지만 최저임금 노동자들 임금 실수령액은 200만원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2026년 최저임금은 최소한 생계비 수준만큼은 올라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경영계는 한계에 봉착한 소상공인이 많은 만큼 최저임금을 최소한으로 올려야 한다고 맞섰다.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무는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은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위기를 제외하고는 가장 낮은 0.8%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며 “내년 최저임금은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경영 안정, 취약계층 근로자의 일자리 안정에 초점을 맞춰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명로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는 집단인 중소기업,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절박한 처지를 이해해 달라”며 “최저임금 인상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임위는 당초 법정 심의 기한인 지난달 29일까지 내년도 최저임금 논의를 끝내야 했다. 하지만 노사 합의가 무산되며 기한을 넘긴 상태다. 최임위가 법정 시한을 지킨 건 1988년 최저임금 제도 도입 이후 단 9차례에 불과하다. 최임위는 오는 8일 제10차 전원회의를 열고 추가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세종 유승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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