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 화장실서 남자끼리 키스했다고 ‘매질’… 구경꾼 100명 몰린 반다아체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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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수 기자
이정수 기자
수정 2025-08-30 10:35
입력 2025-08-30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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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아체주 반다아체에서 태형 집행관이 공원 화장실에서 다른 남성과 키스해 샤리아(이슬람 율법)를 위반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남성에게 등나무 지팡이로 매질을 하고 있다. 2025.8.26 AP 연합뉴스
지난 26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아체주 반다아체에서 태형 집행관이 공원 화장실에서 다른 남성과 키스해 샤리아(이슬람 율법)를 위반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남성에게 등나무 지팡이로 매질을 하고 있다. 2025.8.26 AP 연합뉴스


인도네시아 내에서 유독 보수적인 문화로 유명한 아체주(州)에서 최근 동성 간 포옹·키스를 한 20대 청년에 대한 태형 80대 선고가 집행됐다.

AP통신에 따르면 지난 26일(현지시간) 아체주 주도 반다아체의 부스타누살라틴 시립공원에서는 태형 집행이 이뤄졌다.

이날 공개적으로 매질을 당한 이들 중에는 각각 20세와 21세인 두 명의 남성도 있었다.

이들은 지난 4월 반다아체 타만사리 시립공원에서 체포됐다. 두 남성이 같은 공원 화장실 안에 들어가는 것을 목격했다는 주민 신고에 출동한 순찰대가 이들이 화장실 안에서 포옹하고 키스하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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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아체주 반다아체에서 진행된 태형 집행에 참석한 두건을 쓴 집행관. 2025.8.26 AP 연합뉴스
지난 26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아체주 반다아체에서 진행된 태형 집행에 참석한 두건을 쓴 집행관. 2025.8.26 AP 연합뉴스


두 남성은 공원에서 만나기 전 온라인 데이트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샤리아(이슬람 율법) 법원은 지난 4일 이들에게 태형 80대를 선고했다. 현지 검찰은 두 남성에게 공개 태형 85대를 구형했지만, 법원 “피고인들은 전과가 없는 뛰어난 학생이었으며, 법정에서도 예의 바르게 행동하고 당국에 협조했다”며 형을 감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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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아체주 반다아체에서 태형 집행관이 공원 화장실에서 다른 남성과 키스해 샤리아(이슬람 율법)를 위반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남성에게 등나무 지팡이로 매질을 하고 있다. 2025.8.26 AP 연합뉴스
지난 26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아체주 반다아체에서 태형 집행관이 공원 화장실에서 다른 남성과 키스해 샤리아(이슬람 율법)를 위반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남성에게 등나무 지팡이로 매질을 하고 있다. 2025.8.26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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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화장실에서 다른 남성과 키스해 샤리아(이슬람 율법)를 위반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남성이 지난 26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아체주 반다아체에서 진행된 태형 집행 후 바닥에 앉아 있다. 2025.8.26 AP 연합뉴스
공원 화장실에서 다른 남성과 키스해 샤리아(이슬람 율법)를 위반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남성이 지난 26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아체주 반다아체에서 진행된 태형 집행 후 바닥에 앉아 있다. 2025.8.26 AP 연합뉴스


이날(26일) 태형 집행을 위해 마련된 무대 앞에는 주민 약 100명이 몰렸다. 가운과 두건을 착용한 집행관은 등나무 지팡이로 남성들을 때렸다.

이날 집행장에서는 두 남성 외에도 간통과 도박 등 혐의로 태형을 선고받은 8명에 대한 태형 집행도 이뤄졌다.

인도네시아 형법은 동성애를 처벌하지 않지만, 중앙 정부는 아체주의 샤리아법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진 않는다. 다만 중앙 정부는 아체주가 간통죄에 투석형을 선고하도록 한 기존 법률을 폐지하도록 압력을 가한 바 있다.

다만 아체주는 2015년 이 지역 인구 약 1%를 차지하는 비(非)무슬림에게까지 샤리아 적용 범위를 확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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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아체주 반다아체에서 진행된 태형 집행 현장에서 두건을 쓴 집행관이 등나무 지팡이를 받으며 매질을 준비하고 있다. 2025.8.26 EPA 연합뉴스
지난 26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아체주 반다아체에서 진행된 태형 집행 현장에서 두건을 쓴 집행관이 등나무 지팡이를 받으며 매질을 준비하고 있다. 2025.8.26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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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아체주 반다아체에서 진행된 태형 집행에서 태형을 선고받은 여성들이 현지 검찰의 호위를 받아 이동하고 있다. 아체주는 인도네시아에서 샤리아를 시행하는 유일한 지역으로, 동성애 관계 및 혼외 성관계 등을 불법으로 규정해 처벌한다. 2025.8.26 EPA 연합뉴스
지난 26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아체주 반다아체에서 진행된 태형 집행에서 태형을 선고받은 여성들이 현지 검찰의 호위를 받아 이동하고 있다. 아체주는 인도네시아에서 샤리아를 시행하는 유일한 지역으로, 동성애 관계 및 혼외 성관계 등을 불법으로 규정해 처벌한다. 2025.8.26 EPA 연합뉴스


인도네시아 인권단체연합은 2016년 인도네시아 대법원에 아체주의 태형 재검토를 요청하는 청원을 제출했지만 기각됐다.

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는 이날 성명에서 두 남성에 대한 채찍질은 “국가가 승인한 차별과 잔혹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 처벌은 아체 지역의 성소수자(LGBTQ+)들이 겪는 제도화된 낙인과 학대를 일깨워준다”며 “합의하에 이뤄진 성인 간 친밀한 관계는 결코 범죄화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태형 집행식을 지켜본 한 주민은 “이런 태형 처벌은 가해자에게 교훈을 주며, 비슷한 사건이 앞으로 또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억제하는 효과도 낼 수 있다”며 샤리아를 옹호했다.

이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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