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다 바빠”…거대 여당 전략·협상 이끄는 문진석[주간 여의도 W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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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호 기자
김서호 기자
수정 2025-07-04 22:44
입력 2025-07-04 22:40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
이 대통령 중앙대 동문이자 ‘7인회’ 멤버
‘여야 협치 1호 법안’ 상법 개정안 통과
이재명 정부 첫 추경안, 결국 합의 결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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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오른쪽)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가 지난 3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귓속말을 하고 있다. 뉴스1
김병기(오른쪽)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가 지난 3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귓속말을 하고 있다. 뉴스1


매주 금요일 [주간 여의도 Who?]가 온라인을 통해 독자를 찾아갑니다. 서울신문 정당팀이 ‘주간 여의도 인물’을 선정해 탐구합니다. 지난 일주일 국회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정치인의 말과 움직임을 다각도로 포착해 분석합니다.


“원내운영수석으로서 내란 종식, 국민 통합, 민생 회복을 위해 모든 책임과 역할을 다하겠습니다.”

문진석(재선, 천안갑) 더불어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지난달 1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참배 후 자신의 블로그에 이런 글을 남겼다. 집권여당의 첫 원내지도부로서 다짐을 밝힌 것인데 그가 밝힌 포부 중 어느 것 하나 쉬운 게 없었다. 거대 여당인 민주당을 견제하려는 야당을 설득하면서 ‘협치의 길’을 가는 것도 고도의 정무적 판단과 전략이 필요했다. 친명(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문 원내수석은 정치적 체급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맞았지만 엄청난 정치적 부담과 압박감도 이겨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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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진석(왼쪽 세 번째) 더불어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 유상범(첫 번째) 국민의힘 원내운영수석부대표, 김용민(두 번째) 민주당 법사위 간사, 장동혁 국민의힘 법사위 간사가 지난 2일 국회에서 회동하고 있다. 이날 여야는 상법 개정안을 여야 합의로 통과시키기로 전격 합의했다. 뉴시스
문진석(왼쪽 세 번째) 더불어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 유상범(첫 번째) 국민의힘 원내운영수석부대표, 김용민(두 번째) 민주당 법사위 간사, 장동혁 국민의힘 법사위 간사가 지난 2일 국회에서 회동하고 있다. 이날 여야는 상법 개정안을 여야 합의로 통과시키기로 전격 합의했다. 뉴시스


좋든 싫든 그의 카운터파트인 유상범(재선, 강원 홍천·횡성·영월·평창) 국민의힘 원내운영수석과도 시도 때도 없이 전화를 하거나 만나 양당의 입장을 조율해야 했다. 6월 임시국회 회기 마지막 날인 4일에도 아침 일찍 문 원내수석과 유 원내수석은 국회 내 목욕탕에서 만나 오랫동안 대화를 나눴다. 특유의 넉살 좋은 성격으로 야당 의원에게도 먼저 손을 뻗고 ‘쿨한 협상’을 하는 스타일로 잘 알려진 문 원내수석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상법 개정안의 여야 합의를 이끌며 존재감을 서서히 드러내고 있다.

전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상법 개정안은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확대하고 감사위원 선임 시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합산 3%로 제한하는 ‘3%룰’ 등을 담고 있다.

국민의힘은 그동안 상법 개정안이 기업의 경영 활동을 위축시키고 소송 남발 등의 우려가 있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지만 지난달 30일 ‘전향적 검토’로 입장을 바꿨다. 이후 여야 간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사흘 만에 최대 쟁점이던 3%룰을 포함한 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다만 이재명 정부의 첫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은 진통 끝에 결국 여야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문 원내수석은 이날 “민생회복 소비쿠폰의 국비·지방정부의 매칭 비율을 놓고 합의에 실패에 협상이 결렬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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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충남 천안을 찾아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국회공동취재단
지난 5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충남 천안을 찾아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국회공동취재단


이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7인회’의 멤버로 알려진 문 원내수석은 중앙대 정치외교학과 82학번으로 이 대통령과 동문이다. ‘흙수저’ 출신으로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충남 천안에서 가족들과 폐기물 업체를 운영했고, 2018~2019년 양승조 전 충남지사의 비서실장을 지냈다. 2020년 21대 총선에서 천안갑에 출마해 당선됐고 4년 뒤인 2024년 22대 총선에서도 지역구를 지켰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지난 20대 대선이다. 이재명 캠프에서 공동상황실장을 맡았던 문 원내수석은 이 대통령의 당대표 시절에는 주요 당직인 전략기획위원장을 맡으며 ‘친명’의 핵심이 됐다. 문 원내수석은 이 대통령에게도 격의 없는 조언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7월 국회에서도 양곡관리법과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 등 윤석열 정부 당시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에 막혔던 40여개의 법안 처리를 주도하는 임무가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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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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