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착] “B-21 폭격기 맞먹는다”…中 초대형 스텔스 드론 첫 비행

윤태희 기자
윤태희 기자
수정 2025-10-20 15:14
입력 2025-10-20 15:14

워존 “날개폭 42m, RQ-180 닮은 다목적 스텔스 UCA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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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초대형 스텔스 무인전투기(UCAV) ‘GJ-X’로 추정되는 기체가 비행 중인 모습. ‘크랭크드 카이트’형 설계를 갖춘 스텔스 드론으로, 날개폭 약 42m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출처=엑스
중국 초대형 스텔스 무인전투기(UCAV) ‘GJ-X’로 추정되는 기체가 비행 중인 모습. ‘크랭크드 카이트’형 설계를 갖춘 스텔스 드론으로, 날개폭 약 42m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출처=엑스


중국의 초대형 스텔스 무인전투기(UCAV) ‘궁지(攻擊·GJ)-X’로 추정되는 기체가 비행하는 장면이 처음 포착됐다. 중국이 개발한 스텔스 드론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전력화 가능성을 보여주는 신호로 평가된다.

미국 군사 매체 워존(TWZ)은 19일(현지시간) “중국 신장웨이우얼 자치구 말란 기지에서 새롭게 발견된 초대형 ‘크랭크드 카이트(cranked kite)’형 스텔스 드론이 실제로 비행 중인 장면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꺾인 연형’ 구조…“쌍발 엔진, RQ-180 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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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초대형 스텔스 드론 ‘GJ-X’로 추정되는 기체가 비행하는 장면. ‘크랭크드 카이트’형 설계를 갖춘 스텔스 드론으로, 날개폭 약 42m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출처=엑스
중국 초대형 스텔스 드론 ‘GJ-X’로 추정되는 기체가 비행하는 장면. ‘크랭크드 카이트’형 설계를 갖춘 스텔스 드론으로, 날개폭 약 42m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출처=엑스


크랭크드 카이트는 날개가 중앙에서 꺾인 연 모양으로, 스텔스 설계에 자주 쓰이는 형태다. 중국은 이미 일부 드론 설계에 이 형태를 적용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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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공군의 고고도 장기체공(HALE) 스텔스 정찰기로 알려진 ‘RQ-180’의 개념도. ‘크랭크드 카이트’형 비행익 구조를 갖춘 것으로 추정되며, GJ-X 설계와 유사성이 지적되고 있다. 사진=미 공군(USAF)
미 공군의 고고도 장기체공(HALE) 스텔스 정찰기로 알려진 ‘RQ-180’의 개념도. ‘크랭크드 카이트’형 비행익 구조를 갖춘 것으로 추정되며, GJ-X 설계와 유사성이 지적되고 있다.
사진=미 공군(USAF)


워존은 “영상 속 기체가 분할 방향타를 사용하고 동체 후미에 비대칭 돌출부가 있어 쌍발 엔진 배기구를 덮은 구조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특징은 미 공군의 RQ-180 고고도 장기체공(HALE) 스텔스 정찰기와 닮았다. 매체는 “기체 하부에 어두운 도색을 적용해 공중에서 윤곽을 흐리게 하는 시각적 위장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말란 기지서 포착된 ‘GJ-X’…“날개폭 42m급 초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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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신장 말란 기지 활주로에 대형 스텔스 드론으로 추정되는 기체가 포착된 위성사진. 이 이미지는 해당 기종의 존재가 처음으로 확인된 공개 자료로 평가된다. 출처=플래닛랩스
중국 신장 말란 기지 활주로에 대형 스텔스 드론으로 추정되는 기체가 포착된 위성사진.
이 이미지는 해당 기종의 존재가 처음으로 확인된 공개 자료로 평가된다. 출처=플래닛랩스


워존은 지난달 18일 공개한 위성사진 분석에서 말란 기지 활주로 끝에 정체불명의 대형 스텔스 드론이 배치된 사실을 처음 확인했다. 이후 이달 공개된 영상에서 같은 기체가 비행하는 모습이 나타나면서 ‘GJ-X’라는 비공식 명칭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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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공군 차세대 스텔스 전략폭격기 B-21 ‘레이더’가 캘리포니아 에드워즈 공군기지 활주로에 착륙하고 있다. 사진=미 공군(USAF)
미 공군 차세대 스텔스 전략폭격기 B-21 ‘레이더’가 캘리포니아 에드워즈 공군기지 활주로에 착륙하고 있다. 사진=미 공군(USAF)


위성사진을 분석한 매체는 기체의 날개폭이 약 42m에 달한다고 밝혔다. 스텔스 무인기로는 이례적으로 큰 규모로, 중형 UCAV를 훨씬 웃돌며 미 공군의 B-21 폭격기와 거의 맞먹는 크기다.

“CH-7의 진화형”…정찰·공격 겸용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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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말란 기지에서 포착된 신형 스텔스 드론(왼쪽)과 2024년 11월 중국이 공개한 CH-7(오른쪽)을 상단에서 비교한 이미지. 크기는 실제 비율과 다를 수 있다. 출처=플래닛랩스, 중국 인터넷
지난 8월 말란 기지에서 포착된 신형 스텔스 드론(왼쪽)과 2024년 11월 중국이 공개한 CH-7(오른쪽)을 상단에서 비교한 이미지. 크기는 실제 비율과 다를 수 있다. 출처=플래닛랩스, 중국 인터넷


전문가들은 GJ-X가 지난해 공개된 ‘차이훙(彩虹·CH)-7’의 발전형일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중국항공공업집단(AVIC)이 개발한 CH-7은 HALE 임무를 수행하며 정보·감시·정찰(ISR)과 공격 임무를 겸하는 다목적 UCAV 플랫폼으로 개발됐다.

워존은 “GJ-X는 CH-7보다 앞체가 길고 날개 후퇴각이 완만해 전체적으로 더 안정적인 비행 성능을 구현한 것으로 보인다”며 “정찰과 공격을 모두 수행할 수 있는 다목적 스텔스 플랫폼일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은폐 없이 노출”…의도적 과시 가능성 제기워존은 GJ-X가 촬영된 시점이 위성 궤도와 촬영 주기가 공개된 대낮이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매체는 “중국이 더 강력한 해상도를 가진 정찰위성이 상공을 지나는 시점을 알고 있음에도 기체를 노출한 채 방치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는 스텔스 기술의 진전 단계를 대외적으로 과시하려는 의도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말란 기지는 중국 내에서 가장 보안이 강화된 시험기지 중 하나로 고급 스텔스기·무인기 시험 전용 격납고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J-36·J-XDS·싱잉…가속하는 스텔스 삼중체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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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스타시스템즈가 공개한 스텔스 드론 ‘싱잉(星影·Star Shadow)’의 개념도. 쌍발 엔진을 채택한 비행익(飛行翼) 구조로, 고고도 장기체공(HALE) 임무 수행을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출처=스타시스템즈
중국 스타시스템즈가 공개한 스텔스 드론 ‘싱잉(星影·Star Shadow)’의 개념도. 쌍발 엔진을 채택한 비행익(飛行翼) 구조로, 고고도 장기체공(HALE) 임무 수행을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출처=스타시스템즈


GJ-X의 등장은 올해 들어 급격히 늘어난 중국 스텔스 항공기 개발 흐름의 연장선이다.

중국은 올해 초 젠(殲·J)-36 중대형 스텔스 전투기와 J-XDS 무미익 전투기를 시험비행시킨 데 이어 중국과학원(CAS)이 주도한 ‘싱잉(星影·Star Shadow)’ 쌍발 스텔스 드론을 공개했다.

워존은 “중국은 중형(CH-7), 초대형(GJ-X), 쌍발 중고도형(싱잉)으로 이어지는 다층형 스텔스 드론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며 “이는 미군의 MQ-25, RQ-180, B-21로 이어지는 다단 전력 구조와 유사한 패턴”이라고 분석했다.

“우리가 보는 건 일부일 뿐”워존은 “이번 영상은 중국이 ‘보도록 허용한’ 일부에 불과하다”며 “중국의 스텔스 무인기 프로그램은 이미 더 진전된 단계로 나아가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스텔스 드론 개발 속도는 현재 미국과 러시아를 잇는 수준에 근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GJ-X는 중국이 차세대 무인 전략자산 경쟁에서 존재감을 본격적으로 드러낸 신호”라고 보고 있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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