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착] ‘쿠데타 모의 혐의’ 전 대통령 사면 가능?…의회가 내놓은 충격적 법안

송현서 기자
송현서 기자
수정 2025-09-22 15:39
입력 2025-09-22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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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9월 21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지지자 사면 법안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 공연하는 가수들과 시위에 참여한 시민들. AFP 연합뉴스
2025년 9월 21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지지자 사면 법안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 공연하는 가수들과 시위에 참여한 시민들. AFP 연합뉴스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이 쿠데타 모의 혐의 등으로 징역 23년 3개월을 선고받은 가운데, 브라질 의회가 그를 사면하는 내용의 법안을 추진했다.

AFP 통신은 21일(현지시간) “브라질 하원이 2023년 1월 대선 결과에 불복해 의회, 대법원 등에 난입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지지자 700여명을 사면하는 법안을 처리했다”면서 “상원이 이 법안을 가결하고 대통령이 공포하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도 사면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지지자 수백 명을 사면하는 법안을 처리한 하원 의원들은 사법부의 월권행위에서 자신들을 보호해야 한다며 면책 특권을 강화하는 법안도 통과시켰다.

이 법률은 의회가 의원에 대한 기소와 체포 동의안을 비밀 표결로 정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논란이 된 법안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이 최종 공포해야만 효력이 발휘된다. 룰라 대통령이 자신을 암살하려 한 정적인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사면길’을 열어줄 가능성은 희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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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9월 21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지지자 사면 법안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 공연하는 가수들과 시위에 참여한 시민들. AFP 연합뉴스
2025년 9월 21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지지자 사면 법안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 공연하는 가수들과 시위에 참여한 시민들. AFP 연합뉴스


그럼에도 시민들은 브라질 사법부가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롤 거쳐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게 선고한 징역형을 의회가 뒤집으려 하는 것에 큰 분노롤 쏟아냈다.

이날 수도 브라질리아를 비롯해 대도시인 상파울루와 리우데자네이루, 사우바도르 등 10여개 도시에서 의회를 비판하는 시위가 열렸다. 시민들은 “뻔뻔한 의회‘라고 적은 팻말을 들고 ”사면 반대“를 외쳤다.

룰라 대통령은 인스타그램에 “나는 브라질 국민과 함께한다. 오늘 시위는 국민이 불처벌이나 사면을 원치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만약 사면 법안이 양원을 통과하면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쿠데타 모의 혐의’ 전 대통령 사면 시도 과정은?현지 언론 G1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소속된 자유당은 의회 내 보수파를 포섭해 사면 법안을 신속 처리 안건에 포함해 처리했다. 이후 자유당은 엑스에 “하원 결정은 부당하게 박해받던 수많은 애국자의 자유를 위한 중요한 승리”라고 주장했다.

자유당의 이러한 주장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고 징역형이 선고된 것과 관련해 “정치적 마녀사냥”이라고 주장해 온 것과 맥을 함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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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현지시간) 브라질 보우소나루 지지 집회에 등장한 초대형 성조기. AP 연합뉴스
7일(현지시간) 브라질 보우소나루 지지 집회에 등장한 초대형 성조기. AP 연합뉴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지지자들도 주말마다 대규모 시위를 열고 그의 무죄를 주장했다. 지난 7일 브라질 독립기념일에 열린 시위 현장에는 초대형 성조기가 등장하기도 했다.

현재 브라질 여론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처벌과 사면을 두고 극명한 분열 양상을 보인다. 지난 16일 발표된 다타폴랴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50%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수감에 찬성 의견을, 43%는 반대 의사를 각각 표명했다.

“미국이 우리를 구해줄 것” 트럼프에 기대는 보우소나루 측미국은 분열된 브라질 사회에 부채질을 더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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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zil Protest
Brazil Protest 2025년 9월 21일 일요일 브라질리아에서 2023년 쿠데타 시도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과 그 동맹자들을 사면할 수 있는 사면 법안에 반대하는 시위자들이 ‘사면 반대’가 적힌 종이를 들고 서 있다. AP 연합뉴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게 징역 23년 3개월 형이 선고되자 “놀랍고 매우 불만족스럽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도 이날 엑스에 “부당한 판결에 상응하는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아들이자 브라질 하원의원인 에두아르두 보우소나루는 유죄 판결 이후 “브라질에서 체계화되고 있는 이 독재에 대해 미국 정부가 단호한 대응에 나설 것”이라며 미국 정부가 브라질 고위 관계자들에 대해 추가 제재를 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송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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